'행정한류' 자랑하더니…체면 구긴 IT강국

입력 2023-11-19 18:41   수정 2023-11-20 01:37

행정안전부가 외국 공무원을 초청해 선진화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전수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진행하는 가운데 초유의 행정 네트워크 마비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부가 체면을 구겼다.

19일 행안부에 따르면 행안부 및 산하기관이 올 들어 공개적으로 진행한 해외 공무원 대상 연수 및 행정경험 전수 프로그램은 18개에 달한다. 대부분 디지털플랫폼정부 전략을 전파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육성 정책 등의 강의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플랫폼 수출을 통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는 알바니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흑해경제협력기구(BSEC) 소속 국가 공무원이 대거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행안부는 “흑해연안 8개국이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배우러 한국에 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뽐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국제기구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하는 한국 디지털플랫폼정부의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는 아프리카 카메룬의 고위 공무원들이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았다. 카메룬은 주민등록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세종시 행안부 청사와 지방자치단체 행정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등을 둘러보고 세종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방문, 이번에 문제가 된 정부24(통합전자민원창구) 등 주민번호 기반 민원서비스를 살펴봤다. 행안부 관계자는 “카메룬 공무원들은 네트워크 문제가 생기기 전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고, 당시에는 민원서류 단말기가 정상 작동했다”며 “한국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국제디지털과는 지난 7월 ‘디지털정부 정책관리자 과정’이란 이름의 9개국 고위 공무원 대상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4년 시작해 10년째다. 200여 명의 외국 공무원이 과정을 이수했다. 이 프로그램에도 ‘한국의 행정 혁신 전략과 우수사례’ ‘한국의 디지털전환과 방안’ 등의 강의는 빠짐없이 들어간다.

이번 먹통 사태로 18일 조기 귀국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출장 목적도 한국의 선진 공공행정과 디지털정부를 알리는 것이었다. 이 장관은 포르투갈과 미국 등에서 여러 기관 관계자를 만나 한국의 디지털플랫폼정부 현황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먹통 사태로 이런 정부의 전략은 상당 부분 빛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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